[스크랩] 다섯살에게 자리양보한 60대 노인분..
몇년만에 무궁화호 기차를 타 보았다
오늘 주말이라 입석밖에 없는터라
그나마 열차 내엔 초만원 이었다
복도 중간쯤 어린 아이와 한 젊은 엄마가 손을잡고 서있는 모습이
30분 가까이 지날무렵 몇칸뒤에 앉아 계시던 한 60대 초반의 남성
분이 '꼬마야 이리온.." 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몇살이냐 물으니 다섯살 이라며 대답하자 "아이쿠 우리공주 똑똑
도 하여라 자..여기앉아 어서"하며 달랑 안아 자신의 의자에 앉히며
일으나며 엄마쪽을 바라보면서 함께 앉아 가라고 하자 괜찮다며 거
절하는 그 엄마에게 " 난 이번에 내려요 그때까지라도 애기와 함께
앉아가요.." 하며 출입문 쪽으로 사라져 갔다
10여분 뒤 열차는 어느역에 정차하게 되면서 내리는 사람보다 타는
사람이 더많아 서있는곳이 점차 빽빽해올것 같아 옆칸으로 옮겨 가
는게 좋겠다싶어 장소를 옮겨가니 좀 헐렁한게 수훨했다
열차가 다시 출발하며 무심코 쳐다보니 그 노인분이 끝 부분에 서계
시며 신문을 읽고있는 것이었다 다음 역에서 내린다던 사람이 그기에
서있는게 이상하여 가까이 가서 물어보게 됐다
"안녕하세요 어른신.. 좀전에 자리 양보하시면서 내리신다고 하셔놓곤
왜 여기 계십니까?"하며 웃으며 말을 걸었다 그분 하시는 말씀이
"모녀가 빤히 쳐다보는 앞에 서있으면 그 어미가 많이 부담 스러워 하
잖아 이사람아~~ 허~허~허 그게 뭐가 어때서 그래..."
그냥 어르신께서 애기를 안고 앉아서 가시면 될텐데 자리를 통채로 양
보하실것 까지 없을텐데 하니 애기는 낯선 사람이 갑자기 안고가는것
보다는 항상 어미곁에 있으야하니 지 어미가 안고 가는게 맞지않냐 하
셨다 갑자기 웬지 친밀감 같은게 밀려오는 순간이라 마음이 훈훈해 왔
다 1년전 어느 기업체에서 퇴직하고 시집간 딸집에 잠깐 들럿다 오신다
며 또 집으로 돌아가면 취직 자리나 알아봐야지 하시며 웃으시는 모습까
지 정이 넘쳐흘러 보였다
지나가는 음료수 두병을 사서 한병 드리니 "이거 자리 양보한 값으로 주
는가 이사람아~~하-하-하 고맙게 마시겠네.." 하신다
얼어붙어 들어가는 사회가 그나마 완전히 고드름처름 아직 얼지않은것은
그런분들의 정과 친절로 녹여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의 목적지는 종착역인 부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