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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국의 알래스카 구입

문영은 2012. 11. 4. 23:57

 

  1725년 러시아 표트르 1세가 파견한 덴마크인 비터스 베링이 이그는 탐험대는 시베리아 북미 대륙을 연결하는 해협을 발견했다. 이 해협은 그의 이름을 따서 베링 해협으로 불린다. 베링은 아울러 알래스카 본토를 발견했지만, 러시아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처음엔 모피교역이 활발했으나 러시아의 관심이 줄어들면서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동유럽 크리미아 전쟁에서 힘을 소진한 러시아는 1850년대 들어 국가재정이 어려워졌다. 캐나다에 있는 영국군이 알래스카로 밀고 들어오는 걸 염려한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는 그럴 바엔 차라리 알래스카를 미국에 파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1867년 3월부터 협상에 들어가 3주 만에 결정이 났는데, 판매 가격은 720만 달러였다. 알래스카 전체 면적은 58만6000평방 마일로 텍사스의 2배, 한반도의 2.6배이니, 6000평당 1센트의 가격이었다.

  이 구입을 성사시킨 주인공은 링컨 행정부를 포함해 1861년부터 1869년까지 국무장관직을 지낸 윌리엄 슈어드였다. 이 거래는 미국측 입장에서 훗날 두고두고 칭송의 대상이 되지만, 당시엔 놀랍게도 조롱거리가 되었다. 상하원 의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육지와 연결조차 되지 않은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슈어드의 사기'니 '슈어드의 아이스박스'니 '슈어드의 어리석음'이니 하는 비아냥거림과 조롱이 난무했다. 슈어드는 곧 캐나다도 손에 넣을 것이므로 알래스카로의 통로를 얻게 될 것이라는 말로 비판자들을 달래가면서 의회의 승인을 얻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열정적인 팽창주의자였던 슈어드는 실제로 아일랜드 이민자들을 배후조종하여 이들이 버몬트를 통하여 캐나다를 침략하도록 촉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캐나다를 미국의 주로 편입하려고 했다. 이에 놀란 영국은 서둘러 1866년 캐나다를 영국령 자치국으로 독립시켜버렸다. 또한 슈어드는 멕시코시티를 미래의 수도로 삼을 것을 기대했다. 역사가윌터 라페버가 "슈어드가 링컨의 국무장관이 될 때 바로 새로운 제국이 시작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비록 슈어드의 그런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지만, "미국인들이 알래스카의 가치를 발견하려면 한 세대가 지나야 한다"는 슈어드의 주장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30년 후인 1897년 알래스카에선 금광이 발견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알래스카는 풍부한 어장, 산림자원 등 자원의 보고임이 곧 드러났다. 알래스카는 말 그대로 에스키모의 언어로 '위대한 땅'이란 뜻인데, 알래스카는 말 그대로 '위대한 땅'임이 확인되었다. 알래스카는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승격된다.

  슈어드는 1867년 하와이에서 서쪽으로 1200마일 떨어진 조그만 미드웨이 섬들도 미국에 병합시켰다. 당시 '아시아로 가는 발판'으로 여겨진 하와이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던가?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하와이 제도는 19세기 초 이래로 중국과 무역을 하던 미국 선박을 위한 중요한 거점이었다. 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상업적 이해관계가 하와이를 미국의 세력권으로 편입시켰다. 처음에 미국은 강대국인 영국을 견제하기 위해 하와이 독립을 열렬히 지지했다. 1842년 타일러 대통령은 "미국은 하와이 정부에 대해 어떠한 특권이나 독점적 통제권을 가질 의사가 없으며, 하와이의 안전과 번영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동시에 독립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영국과 프랑스의 개입을 저지하기 위한 먼로 선언의 재확인이었다.

  미국은 1873년 미국 이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미 해병대를 하와이에 상륙시킨다. 1874년 그랜트 대통령은 하와이 국왕 칼라카우아를 초청해 미국 최초의 백악관 국빈 만찬을 베풀더니, 1875년 조약을 통해 하와이산 설탕이 미국에 면세로 수입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와이 왕국이 다른 열강들에게 어떠한 영토적/경제적 양보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1884년엔 미 해군이 절실히 원했던 진주만을 얻으며, 거의 요리가 끝난 하와이를 입에 삼키는 것은 1890년대에 이루어진다.

출처 : 서가 書架
글쓴이 : 아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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