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보검

문영은 2017. 5. 6. 09:40

 사람들의 품성을 새겨본다.  행복한 삶도 성공적인 삶도 품성에서 비롯되고 있음을 종종 보게된다.


 "K"는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랐다. 그의 시선은 해맑고 그는 항상 조용하다. 지나쳐 무리하지 않으며 모자라

짜증낼 일이 없다. 정확하고 흐트러지지 않으며, 판단과 평가는 속도감이 있어 명쾌하다.

 그의 말투는 자신감이 있으며, 매사 자로 잰 듯한 느낌이 있다. 긴장을 풀어 흐트러뜨리는 일이 없다.

또한 상대방의 실수도 놓치는 일이 없고 기억력도 좋아 잘 잘못에 대한 정확한 질책도 빠뜨리는 일이 없다.

 역량도 있고 일 솜씨도 있으나 항상 긴장감이 맴돈다. 이야기 중 달아오를 이야기를 종종 털어 놓는다.

 꿰 뚫는 지혜를 읽을 수 있으나, 정이 담긴 이야기보다는 질책과 조소와 비난이 담긴 얘기가 자주 튀어나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매사를 손익으로 축정하는 약삭빠른 몸 놀림은 얄미울 정도다.

두툼한 살이 뒷받쳐 주지 못하는 선 날만 있는 날카로움이 못내 안타깝다.

 

 "L"은 역경을 극복하며 성장했다. 눈물겨운 과거가 있음에도 자신감과 여유가 있어 믿음직 스럽다.

쉴 줄 모르고 활동하는 모습은 쉼 없이 솟구치는 힘의 샘이다. 

그는 웬만한 일에는 둔한 듯, 모르는 듯 넘기기 일쑤다. 다 방면의 재주가 있어도, 재주 있어 보이지 않고, 

항상 "예"  "그렇지요"  "글쎄요" 로 대화 중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며 편하게 대해주는 지혜가 있다.

 미소를 머금은채 징소리 같은 둔탁한 음성으로 말을 할 때면 유창하진 못해도 매력과 따뜻함과 정겨움이

있음을 느낀다. 상대편에 귀 기울여 주는 습성도 있고, 말 수는 적으나 품어낼 줄 알고, 싫은 소리 참아낼

줄도 알며, 선투자를 기꺼이 할 줄도 안다. 항상 먼저 인사하는 습성은 겸손한 심성의 표현이리라.

자리와 돈에 연연하지 않으며, 권위와 자존심을 내 세우는 일도 없다.

 그는 세련되 맛은 없어도 된장국같은 냄새와 구수한 덕스러움이 있다.

 그에게 반듯한 모습으로 채워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언제나 같이 지내고 싶은 편안함을 느낀다.


 "Y"는 굶주리며 늦게 고학을 했다. 용케도 가난도 역경도 잘 극복했다.

 끈질기도, 악착같고, 꼭 복수할 줄 알고, 허세도 잘 부린다.

 그의 목소리는 톤이 조금 높다. 튼 소리 잘 치며, 말에도 행동에고 과장이 조금 심하다.

 그는 밀어 붙치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억지를 부리기도 하고, 사정도 할 줄 알고, 거꾸로 내려치기도 하고,

아래서 올려치기도 한다. 목적에 집착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무리해서라도 목표에 도달하는 힘이 있다. 무리할 때는 미안해 하지도 않고, 잘못 결과를 지을 때도 오히려

큰 소리 잘 치며, 변명도 잘하고, 몰릴 때에는 꼬리도 잘 내린다.

 예의 바르지 아니하여 핀잔이 자자하나 가끔 놀랄만한 결과로 만회를 하곤한다.

 끊어질 것 같아도 끊어지지 않고, 부러질 것 같아도 부러지지 않는 강인한 성질이 있다.

  

 날카로움이 있는 사람

 두툼함이 있는 사람

 강인함이 있는 사람

 각 각 특색이 있는 사람들을 되새겨본다.

 그리도 보검의 특성을 새겨본다.


 보검의 특성을 다섯가지로 압축해 본다.

 첫째는  날이 서 있어야 한다.

 둘째는  살이 있어야 한다.

 셌째는  강성이 있어야 한다.

 넷째는  칼 집안에 있어야 한다.

 다섯째는 장수의 손에 있어야 한다.


 날만 있으면 은박지에 지나지 않고, 살만 있으면 몽둥이에 지나지 않으니 날과 살이 있어야 한다.

강성이 없으면 나무칼에 지나지 않으니 강성이 있어야 비로서 성능을 갖출 수 밖에..

잘 닦여지고, 칼집에 잘 보관되어져야 유사시에 기민한 조치가 가능하며, 장수의 손에 있을 때에

비로서 보검으로써 인정받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삶을 돌이켜본다.


 날카로운 지혜가 있는가?

 두툼하게 덕스러움이 있는가?

 준비되도 잘 다듬어진 모습이 있는가?

 절대자의 큰 뜻에 따르고 순종하는 모습인가?


 언제 쯤이면 날카로움과 두툼함과 강인함을 고루 갖출 수 있을까?

또 잘 다듬어지고 훈련되어진 은자의 모습을 지닐 수 있을까? 그리고 하나님의 큰 뜻에 몸을 맡기는

귀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지혜롭기도 힘들고 덕을 쌓기도 힘들며, 강인한 힘을 갖기에 더더욱 힘들고 우쭐대지 않고 기다리는 은자의 자세는 얼마나 어렵고 귀한지...  그리고 하나님 손에 들려져 쓰여지기엔 얼마나 모자란 존재인가?

 부끄러운 마음으로 가슴을 여미어 본다.